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 지금 누가 기술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나?

산업용 로봇은 전통적인 제조업을 비롯해 전 세계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는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단순 반복 작업에서 고정밀 자동화 생산,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이르기까지 산업용 로봇은 생산성 향상과 인력 문제 해결을 동시에 실현하는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고령화, 인건비 상승,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산업용 로봇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 대수는 약 60만 대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수치입니다. 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이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 시장도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로봇 제조 기술과 시스템 통합 능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 기업들이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기업들과 이들의 기술력, 시장 전략, 미래 비전을 20개의 중제목으로 나누어 심도 깊게 분석해보겠습니다.

일본의 로봇 황제, FANUC(화낙)

FANUC은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로봇 제조사입니다. 수십 년간의 기술력과 세계적인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자동차, 전자, 금속 가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FANUC은 특히 CNC(컴퓨터 수치 제어) 분야에서 글로벌 기준을 세웠으며, 로봇 팔의 정밀성, 내구성, 유연성 측면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FANUC의 로봇은 스마트 공정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으며, 자사 클라우드 기반 공장 제어 시스템인 FIELD 시스템과 연동되어 효율적인 공정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어 신뢰성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

스위스의 자동화 거인, ABB

ABB는 스위스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엔지니어링 그룹으로, 전기, 자동화,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ABB의 로봇 사업부는 용접, 조립, 핸들링, 페인팅 등 거의 모든 산업공정에 특화된 로봇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특히 ABB는 협동 로봇 YuMi 시리즈로 협업형 로봇 시장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ABB는 제조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로봇 시스템, 시뮬레이션 툴, IoT 기반 자동화 솔루션을 통합 제공하며, 산업용 로봇을 스마트 팩토리의 핵심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R&D 투자로 AI 기반 로봇 기술에도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독일 엔지니어링의 정점, KUKA

독일의 KUKA는 고정밀 자동화 솔루션으로 유명한 산업용 로봇 기업입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용접, 조립, 적재, 이송 공정에서 KUKA 로봇은 높은 생산성을 보여줍니다. KUKA는 2016년 중국의 미디어그룹 'Midea'에 인수된 이후, 아시아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KUKA의 강점은 모듈화된 로봇 플랫폼과 유연한 프로그래밍 환경입니다. 또한 KUKA는 자율성과 협업성이 뛰어난 LBR iiwa 시리즈를 통해 사람과의 협업에 최적화된 로봇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인간-로봇 협업(HRC) 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로봇 강자, 현대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용 로봇 기업입니다. 용접, 적재, 조립, 도장 등 다양한 산업 공정에 특화된 로봇을 공급하며, 최근에는 스마트 팩토리 통합 솔루션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대로보틱스는 특히 자동차, 조선, 전자 등 한국 제조업의 핵심 산업과의 연계가 강력하다는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AI와 머신비전 기술을 융합한 고정밀 작업 로봇, 로봇 자동화 라인 설계, 시뮬레이션 기반 공정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전체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서비스 로봇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협동 로봇 시장의 선구자, Universal Robots

Universal Robots(UR)는 협동 로봇(Cobot) 시장의 개척자입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UR은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과 달리,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로봇을 설계하여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에 빠르게 침투했습니다. UR의 로봇은 설치가 간단하고, 프로그래밍이 쉬우며, 유연한 생산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UR은 다양한 산업에서 소형 라인의 자동화 수요를 충족시키며, 글로벌 협동 로봇 시장 점유율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연성과 경제성은 로봇 자동화의 대중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현재도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용성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협동 로봇 기술의 대표주자, 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 로봇 분야에서 국내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2015년부터 협동 로봇 개발에 뛰어든 두산은 독자적인 제어 알고리즘과 고성능 토크 센서를 바탕으로 정밀하고 안전한 협업 로봇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D-Series로 불리는 제품군은 다양한 작업 반경과 하중을 처리할 수 있으며, 산업 현장의 유연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로봇 박람회와 전시회에서 뛰어난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으며, 최근에는 협동 로봇을 활용한 푸드테크, 바리스타 로봇, 의료 산업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023년 코스피 상장 이후 대규모 투자와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협동 로봇 시장의 글로벌 강자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통합 솔루션의 강자, 한화로보틱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그룹의 계열사로, 스마트 팩토리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산업용 및 협동 로봇 분야에서 기술력을 넓혀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특히 제조 공정 자동화, 전자제품 조립, 정밀 검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로봇을 개발하며, 고객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화의 협동 로봇 시리즈인 HCR은 고신뢰성 센서, 쉬운 UI, 직관적인 프로그래밍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높으며, 중소 제조업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봇 SI(System Integration)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현장에 최적화된 자동화 설계를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로봇 공급을 넘어 전반적인 자동화 솔루션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로봇 팔 기술의 원조, 야스카와(YASKAWA)

야스카와는 산업용 로봇의 원조라 불릴 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 로봇 기업입니다. 1977년 세계 최초로 전기 구동 다관절 로봇인 MOTOMAN을 출시한 이후, 꾸준히 로봇 기술을 선도해왔습니다. 야스카와의 로봇은 용접, 도장, 조립, 핸들링, 포장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및 전자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야스카와는 ‘i3-Mechatronics’라는 개념을 통해 AI, IoT, 빅데이터와 연동된 스마트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로봇 성능뿐만 아니라 공정 최적화 솔루션까지 함께 제공합니다. 아시아 시장은 물론 유럽, 북미에서도 강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협동 로봇 및 서비스 로봇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로봇 제조사, Siasun(시아순)

시아순(Siasun Robot & Automation)은 중국을 대표하는 로봇 제조사이자, 아시아 최대의 산업용 로봇 생산 기업입니다.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 2025’ 정책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용접, 이송, 검사, 조립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생산합니다. 또한, 시아순은 AGV, AMR, 협동 로봇, 의료 로봇 등 다방면에서 로봇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특히 자국 산업 보호와 내수 중심 성장 전략에 따라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매우 높으며, 아시아 지역의 중소 제조업체에 적합한 로봇 공급을 통해 시장 확장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기술력 면에서는 아직 FANUC, ABB, KUKA 등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중국의 공격적인 정부 지원과 기술 내재화를 바탕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고속 성장 중인 협동 로봇 기업, Techman Robot(테크맨 로봇)

대만의 Techman Robot은 협동 로봇 시장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흥 강자입니다. 특히 비전(영상 인식) 시스템이 내장된 협동 로봇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여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산업 현장에서의 활용성을 대폭 확대시켰습니다. 테크맨 로봇은 '비전 + 협동'이라는 포지션을 통해, 공정 검사와 정밀 작업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또한, ASUS 그룹과 협업하면서 생산 안정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강화하고 있으며, UR에 이어 협동 로봇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스마트 팩토리 구축 시에도 활용될 만큼 안정성과 범용성이 높아 글로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산업용 로봇 시장, 지금은 전환의 시대

지금의 산업용 로봇 시장은 단순히 기계와 기계 간의 자동화를 넘어,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AI, 5G, IoT, 엣지 컴퓨팅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하면서 산업용 로봇은 이제 하나의 ‘지능형 파트너’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기업들은 각각 독자적인 기술력, 시장 전략,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미래의 제조 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로봇 강자들(FANUC, ABB, KUKA 등)은 고정밀, 고성능 중심의 산업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UR, 두산로보틱스, Techman과 같은 협동 로봇 기업들은 인간 중심의 자동화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현대로보틱스, 두산, 한화 등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대거 진입해 아시아 제조 허브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산업용 로봇 시장은 단순히 제품의 경쟁이 아닌, 플랫폼과 생태계의 싸움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누가 더 유연하고 안전하며, 스마트한 자동화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기술을 넘어 감성, 효율, 연결의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진정한 로봇 시장의 승자가 될 것입니다.